2002년 1월 21일 ~ 2002년 9월 10일까지 방영한 본즈의 거대로봇물, 메카물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총 26화의 TVA시리즈로 일본의 후지 TV에서 방영했었고 국내도 대원방송을(애니원, 애니박스, 챔프 등) 통해 더빙되어 방영했습니다. 극장판으로는 라제폰 다원변주곡이 있습니다.
본즈에서 제작한 작품이라 보다 먼저 방영했던 카우보이 비밥과 작화가 똑같습니다. 2000년대 이후 메카닉 애니메이션임에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죠. 방영시기가 방영시기인지라 화질은 다소 떨어집니다만 작화는 우수합니다. 요즘 방영했다면 왠만한 애니메이션 작화 씹어먹었을 것 같네요.
내용이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애매한 작품이라 어디서 부터 어떻게 리뷰를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후반부에 숨겨진 비밀들을 알아가는게 이 작품만의 가장 중요한 재미이니까 결말이나 중요 내용은 스포하지 않겠습니다.
21세기 초반 도쿄는 'MU'라는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습격을당해 세계로부터 고립됩니다. 차원으로부터 고립되어 밖으로 나갈수도 안으로 들어올 수도 없게된 도쿄. 이 도쿄는 외부에서 볼때 목성과 같은 형태를 하고있어 도쿄 쥬피터라고 불리게됩니다. 도쿄와 도쿄 이외의 세계는 시간이 다르게 흘러갑니다. 도쿄에서는 다른 세상보다 시간이 6배 느리게 흘러가죠. 이 도쿄 쥬피터에 살고있는 인간들은 도쿄 이외에는 모두 멸망해버렸다고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테라'라는 단체에게 습격을 받습니다. 이때 주인공 '카미나 아야토'는(위의 사진) '시토 하루카'라는 여성을 만나고, '미시마 레이카'라는 소녀를 만나며 거대로봇 '라제폰'에 탑승하게되고 차원을 넘어 도쿄의 바깥 세상으로 나오게됩니다. 이후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있던 세계와 지금의 세계 사이에서 혼란에 빠지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계의 흐름 속에 흘러가게됩니다.
카미나 아야토의 친구들 '아사히나 히로코'와 '토리가이 마모루' (위)
테라(TERRA)의 정보부원 제 2 첩보과 소속 특무 대위 사토 하루카.(아래) 카미나 아야토를 도쿄에서 데리고 나온 장본인입니다.
미시마 레이카(위). 카미나 아야토가 만난 정체 불명의 소녀입니다.
아래는 카미나 아야토가 탑승하는 거대로봇 '라제폰'. Rahxephon의 어원은 Ra+Xephon으로 Ra는 이집트 태양의 신, Xephon은 불교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세음을 지칭하며 세상, 세계를 조율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조율한다는 의미에 걸맞게 애니메이션의 모든 화는 악장으로 표시되며 등장하는 모든 거대병기들은 노래를 부릅니다. 노래라기 보단 단순한 소리의 공명에 가깝지만 이것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기도하죠. 물론 다른 무기들도 사용합니다. 주로 음악에 관련된 단어나 주제가 많이나오며 가사는 따로없는 클래식 혹은 오페라같은 느낌의 음악들입니다.
키사라기 쿠온(위). 키사라기 이츠키의 여동생입니다. "라라?" 라던가 "오린" 이라던가 알수 없는 말들을 자주하며 감정의 기복이 거의 없는 소녀입니다. 주변의 말은 잘 듣지않는 편으로 마음대로 왔다가 갔다가 하거나 하는데 상당히 조용조용하며 문제를 일으키는게 아니라 딱히 거슬리거나 하지는 않는 캐릭터입니다.
거대 로봇물이고 2000년대의 도쿄가 배경으로 세간에선 로봇병기나 총, 미사일, 무인전투기들을 무기로 사용하지만 라제폰은 주로 손, 혹은 이런 활을 사용합니다. 이름에 걸맞게 상당히 원시적인 타입이에요. 사실 '라' 라는 고대 이집트 태양신의 이름까지 붙여놓고 미사일쏘고 하면 그건 그것대로 어색할 것 같네요.
키사라기 이츠키(위). 키사라기 쿠온의 오빠입니다. 테라의 소속은 아니지만 테라에 협력하고 있는 인물로. "D1"이라고 불리는 거대 병기들이 내는 소리에 담긴 메세지를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애니메이션 상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만화 후반부에 반전 주의)
개인적으로 15화 정도까지는 좀 지루한편이었습니다. 메카물이라고는 했지만 소리만 낼뿐 전투씬이라고해도 다른 메카물처럼 박진감 넘치고 화려한게 아니었거든요. 물론 부시고 하긴 합니다만, 다른 메카물에 비해서는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또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때도 답답하고 궁금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었어요. 마치 에반게리온처럼 주인공 카미나 아야토가 모르는 사실들은 시청자도 모릅니다. 그래서 상당히 더디게 봤었는데 16화였나 17화를 기점으로 하나씩 떡밥을 풀어주기 시작하니까 점점 재밌어지더라구요. 뭐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탄탄하게 잘만들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본적인 앞부분 줄거리나 인물들 설명은 위에서 간단하게 했습니다만 어차피 후반에가면 저런거 다 필요없어집니다.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라고 할까요. 갑자기 "응? 그게 그런거였어?" 이런 거라던가 생각지도 못하고 눈치도 못챘던 사실들이 하나 둘 나옵니다. 이거 보는게 묘미, 꿀잼이에요.
에반게리온을 따라했다고 많이 말하는데 솔직히 인물 설정같은거나 틀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바에는 네르프가 있다면 라제폰에는 테라가있죠. 신지와 아야토가 정체성에 혼란을 갖는다는 것이나 레이, 미시마 레이카 같은 정체모를 소녀가 옆에 있으며 이카리 신지는 키라츠키 미사토가 카미나 아야토는 시토 하루카가 돌봐주죠. 이런 어떤 틀은 비슷해 보입니다만 주제는 확실히 다릅니다.
이런 불친절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전을 알아가는 재미란 쏠쏠하죠. 하지만 그게 16화 이후, 너무 늦게 나온다는게 문제죠. 사실상 초중반 사이에 몇화는 건너뛰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후반부엔 정말 재밌어요!
여담으로 프라없나 찾아봤는데 흥행에 정말 실패했었는지 라제폰 하나정도 밖에는 찾아볼 수 없네요.
라제폰 - ラーゼフォン - Rahxep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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